-
오래된 편지 #2 - 고민
첫 번째 대화 이후 대표님께서 먼저 보내주신 메일이다.
혹시 고민만 되고 답이 잘 안 나올 경우엔 질문이 틀렸을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을 바꾸려면 틀을 바꾸어야 하고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 OO씨에게 필요한 것은 직장생활이냐 창업이냐 라는 식의 형식적인 고민이 아니고 자신의 젊은 시절의 에너지를 어디에 몰입을 해서
한계에 부딪히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유의미한 내적 성장을 할 수 것인가 에 대한 내용적인 고민으로 보여집니다 형식을 고민하기 보다는 본질을
고민해 보라는 의미입니다 패러다임을 바꿔보라는 것이지요 그러면 자신의 필요와 원함이 분명해지며 이 순간과 과정이 즐거워지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적 성장,, 저번 메일에서 표현했던 3차원 리더십으로도 표현을 할 수 있지만 이번 메일은 다르게 표현을 해보고자 합니다 내적 성장을 위해서는
3단계의 과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1단계는 자신을 깊이 알아나가고 자신을 가꾸어나가는 것입니다 자신의 인격과 가치관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세계관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자신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1단계가 잘 안되어 있으면 사람의 존재가 불안하고 다른 사람을 끌어오거나 영향을 주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단점과 약점을 잘 모르면 그것을 보강해줄 다른 사람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누차 얘기하듯이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1단계 자신을 알아나가야 할까요? 책을 보거나 일기를 쓰거나 운동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진정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자신을 자신이 보는 것보다 남이 봐주는 것이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얄팍하고 피상적인 관계가 아니라 진실되고 구체적인 관계를 맺어나간다면 그 관계를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2단계는 남을 알아나가고 돕는 단계입니다 남을 알아나가고 도울 때 2단계 내적 성장이 일어납니다 자신을 깊이 돌아보고 알아나가는 메커니즘을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적용을 시키면서 그 사람들을 깊은 심리를 파악을 하고 대화를 하고 적절히 도와준다면 그 과정에서 깊은 리더십이 생기며 자신의 존재도 강화가 되는 것입니다 1단계에서의 관계를 맺는 것은 돕는 것보다는 도움을 받는 것에 포커싱이 되어있다면 2단계에서의 남을 알아나가고 돕는 것은 도움을 받는 것보다는 도움을 주는 것이지요 “가르칠 때 더욱 잘 배운다” 라는 말이 있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사람을 (그것이 회사에서 나중에 팀장이 되어서 맺게 되는 팀원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계적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나간다면 그 과정에서 엄청난 성장을 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3단계는 조직 전체를 움직이는 철학과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의 1:1 관계를 떠나서 하나의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과 내 자신이 관계를 맺어 나가는 것이지요 1단계와 2단계가 충분히 진행되면 3단계를 해야 할 단계가 올 것입니다 (1,2,3단계가 동시에 진행이 되기도 하구요)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철학과 긍정적이고 강력한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 이는 꼭 대표이사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원이나 인턴이라도 적극적으로 자신이 고민한 것을 어필을 한다면 그 의견은 받아들여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3단계 내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과 관계를 맺는 능력을 넘어서서 조직과 관계를 맺고 조직을 움직이는 능력을 갖춘다면 그 사람은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제공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사업가 기업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OO씨가 3단계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자신을 한번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고민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요?? 더욱 행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요??3단계 내적 성장이론 을 정리하면서 그리고 이를 OO씨에게 mail로 전달하면서 나 자신도 성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OO씨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이게 남을 도우면서 실질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보람이자 서로가 갖게 되는 유익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깊은 대화를 메일로 할 수 있는 관계를 서로 맺어나간 것 자체가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사업을 하면서 얼마나 더 이러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생각보다 인생이 길지 않음을 요새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J 나도 OO씨에게 그러한 관계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최선을 다해서 메일로 나의 생각을 전하겠습니다 예비군 훈련 중 일텐데 몸조심하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
그리고 나도 한참 고민 후 답장을 보냈다.
사실 이전 메일을 계속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중 하나가 "내 원래 고민은 지금 창업과 취업에 대한 것이 아닌데..." 라는 것이었습니다.
주제가 창업이나 취업과 관련해 많이 치우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전에 밖에서 잠시 말씀드렸듯이 제가 지금까지 졸업하지 않고 이렇게 고민하는 것은 내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전으로 가면 제일 처음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중 무엇을 해야하는가라는 작은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와 관련해 교수님이나 선배, 주변의 지인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들었습니다. 그러다 인상깊었던 대답 중에 하나가 두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잘하는 걸 하다보면 잘해서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는 걸 계속하다보면 잘 될 것이다. 물론 지금은 완전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 당시에는 충분히 와닿았던 말이었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다가 굳이 시작을 해서 택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것, 즉 하고싶은 것을 선택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했던 고민이 바로 난 과연 무엇을 하고싶은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무엇에 재미를 느끼고, 어떤 일을 할 때 어려움을 찾아가면서 열정을 쏟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때는 누군가에게 저를 소개할 때 꿈을 찾는 중이라고 자주 표현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오랜 고민 과정에 접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일단은 많이 경험 해보라는 것. 가보지 않은 길을 앞에 두고 내 길이 아니라며 미리 단정하지 말라고, 인생은 수 많은 길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 일단 그 길들을 가봐야 내 길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물론 너무나도 많은 길이기에 앞선 분들의 이야기를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될 수있다는 내용과 함께.
창업은 그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한 가지의 방안일 뿐이었고 지금 창업을 고민하는 이유는 아마도 제 생각에는 아직 그 길을 걸어보지 않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씀해 주신 내적 성장, 동의하고 공감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우선 자신에 대하여. 정리하면 "Gnothi Seauton"(Know your self) 이 말과 어느정도 통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고민했던 내용도 여기에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제 추가적인 생각을 덧 붙이자면, 인격, 가치관, 세계관 등 과연 자기자신에 대해 이런 것들을 완전히 정의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 인생이 이러한 고민에 답을 찾는 과정이며, 그러한 노력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자기가 자기자신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을 알고자 노력 하는 사람은 어느정도 행복에 근접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번째 타인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 처럼 남을 돕고 알아가는 것, 그 행위는 단순히 남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르칠 때 더 잘 배운다는 말 저도 좋아하는 말이고 관련해서 많을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비교적 최근에 어느 작가님께 받았던 내용입니다.
- 우리가 아니라 나에서부터 출발하는게 맞는 것 같다. 내가 잘 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알아주든 아니든 할 꺼리가 없다면 우리가 무슨 소용이겠느냐. 근데 인생은 단계가 아니라 관계일 뿐이며, 넘어야 할 산이 아니라 함께 가는 여정일 뿐이다. -
줄이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느꼈던 것은 세상의 일들은 나를 중심으로 느끼고 보여지지만 분명한 건 그 일들의 대부분이 관계 속에서 발생된 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도 마찬가지로 해주신 말씀에 동의하고 공감합니다. 조직과의 관계. 누구든지 어느 위치에 있든지 간에 비록 한 사람이지만 개인의 노력에 의해 전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부분은 머리로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느정도 제한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말처럼. 조직 또는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실제로 받아들여지거나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비율일 것 같고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을 주변에서 알게 되는 것 조차 힘들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단순 회사나 기업에 한정지어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조직 또는 사회를 통틀어 말씀드렸습니다. 말씀하신 부분과 조금 맞지 않는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대표님과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많이 느끼고 배우고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 동안 수없이 했던 고민과 끊임없던 생각들. 그러던 와중에 접했던 많은 말씀들과 내용들. 머릿속에만 가득하고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뒤돌아보며 제 생각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를 한 사람으로서의 중한 관계로 이해해주시고 여겨주신다는 것 또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추가로 죄송한 말씀을 드리면 아직까지도 제 결정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취업을 할 것이냐 창업을 할 것이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그래서 어떤 것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끝내고 정리할 생각입니다. 그 이후에 또는 그 과정에서 창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답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입사 전 그런 시간을 갖으려 하다가 입사를 하게 됐고 그러면서 더 혼란스러워졌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당분간 휴식을 갖으면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완전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은 답을 내리고 정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를 갖을 수 있었던 것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에 말씀드렸던 억셉티드라는 영화, 전 너무 많이 봐서 감동이 조금 덜 해지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좋아하고 종종 보고있습니다. 지금 대화의 내용들과 많이 관련이 없을 수 도 있겠지만 지금 보다 많이 어린시절 처음 보고 많은 것을 느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회사 공용폴더안에 영화관련 폴더안에 넣어두었었습니다. 며칠 전 다시 보다가 생각이 나서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