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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 편지 #1
    Private 2018. 7. 31. 23:20

    오래된 편지 #1 - 대화의 시작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하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오래 전 휴학하던 시절에 했던 고민들이었는데, 답을 내지 못했고 시간이 흘러 나름 열심히 살고 있구나 싶었는데 이제보니 과연 어떤 성장을 했는지, 어떤 변화를 했는지 당당히 말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고민이된다.

    우연히 그 시절에 학생 신분으로 일을 하던 회사의 대표님과 여러가지 진솔한 대화를 나눴던 메일을 발견했다. 그리고 다시 정독을 했다. 그 시절 나의 생각과 그에 대한 조언들. 과연 난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그 고민들의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다시 되새기는 의미로 그 메일을 남긴다.


    당시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 의지를 밝히고 그 과정에서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의 메일을 시작으로 이후의 메일이 이어졌다.

    참고로 이 대화가 오가던 시기는 2014년, 내 나이 28이었다.

    우선, 감사드립니다.

    제가 뭐라고 좋은 분들을 계속 만날 수 있게 되는지.
    주말 동안, 그리고 오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많은 후회도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생각이 확실히 정리 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 적고있습니다.
    해주신 말씀들 머리로는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이는 것 처럼 사람을 대하는 능력이 부족한 편입니다. 물론 항상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을 만나고 익숙해지고 편해지는데 남들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합리화일 수 있겠지만...
    입사 전 부터 많은 고민을 갖고 있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정리되기는 커녕 늘어가는 생각과 알 수 없는 이유로 항상 머리가 복잡했고 거기에 더해진 개인적인 문제들로 사람을 정말 좋아하는 제 원래 마음과는 다르게 표현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표현을 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좋지 않게 보여진 점도 있는 것 같고, 대신 오해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여러 모습 중에 한 쪽으로 극하게 기울어진 모습을 보신 것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퇴근길에 생각해보니 말씀하신 부분이 맞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그나마 할 수 있는 분야가 기술이라 그런지 그와 관련되서는 왠지 날카로워지는건지 쓸 데 없는 자존심인 건지, 제가 알고있고 가지고 있는게 얼마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부족한 인격에 그런 행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지지 않으려 나만의 기준에 완벽하게 보이려는 성격을 갖았던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자란 탓도 있고, 자라면서 점점 넓은 세상을 만나면서 내가 가진게 정말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그럴수록 자존감은 낮아지고 그럴 때마다 지지않으려는 낮은 마음에 점점 더 딱딱해지고 닫혀갔던...
    저에 대해 항상 고민해왔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깊은 반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하셨듯이 객관적으로 현재 제 상태를 판단해보고 고민해보면,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셨던 방향들에도 마음이 움직이질 않고, 그나마 가진 작은 능력과 열정을 쏟아부을 자신도 확신도 없습니다.
    또 말씀드렸듯이 창업에 대한 깊은 뜻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던 "꿈의 저주", 처음엔 호기심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지쳐가고 그럴수록 후회도 들고. 이제는 끝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성공보다는 저를 조금 더 찾고 싶고, 저의 한계나 능력을 시험해보기보다는 아직 저에게 조차 들어나지 않은 '나'라는 사람의 바닥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안전장치도 보호막도 없이, 조금의 여유도 가질 틈 없이 부딪히고 앞으로 달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제 또 안주하고 나약해 질지 모르기에...
    당장 창업이란 길로 뛰어들지 아닐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만약 한다면 한 번 시작한 일 대충할 생각도 없습니다. 무엇을 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떠오르지 않지만 지금까지 생각으로 제 결정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머리에는 많은 생각들이 지나가는데 정리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기억나는대로 떠오르는대로 적었습니다.
    대신 입사지원할 쯔음 저에대해 진중하게 고민하고 정리할 시간을 가진 적이 있고 그 때 정리했던 자소서가 있습니다.
    제가 하는 생각이 모두 들어있지도, 정확하지 않을지도, 그 동안 많이 변경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라는 사람에 대해 나름 체계적으로 정리했던 가장 최근의 기록일 것 같습니다. 표현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한 제 생각들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첨부했습니다.


    아래는 여러 번 내 메일을 읽고 보내주신 대표님의 메일.

    1. 기업생활을 하려면 3차원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며 비즈니스를 하면서 살아가기로 결정한 이상 더더욱 그러합니다. 직장생활을 할 것인가 아니면 사업을 할 것인가 둘 중에 고민하는 것은 어쩌면 비즈니스를 하고 살 것인가 아니면 비즈니스가 아닌 활동을 하면서 살 것인가 (ex 학문을 파면서 살든지 봉사를 하면서 살든지) 이 앞 단의 고민을 끝낸 다음에 하는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기업이라는 조직 속에서 자신이 세상에 가치를 만들어 제공하며 살기로 결정하였다면 혼자가 아닌 더불어 각 사람과 조합하며 리드하며 살아가는 능력(리더십이나 사회성 등으로 보통 표현을 합니다)을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며 전문적인 역량 또한 하나가 아닌 2개 3개 이상 키우면 좋은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깊이>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융합할 수 있는 <넓이> 그리고 이 모두를 세상에 가치를 발현시키는 <높이>를 구축한다면 3차원의 리더십을 갖춘 기업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3가지 요소를 직장생활을 하면서 갖출 것인가 아니면 창업을 하여서 갖출 것인가 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며 일단 이 3가지 요소를 내 자신이 갖추었는지 경험을 하였는지 등등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2. 사업을 하려면 십자가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직장생활이냐 사업을 할 것인가? 이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은 구두로도 말하였듯이 십자가네트워크 를 가지고 있는가 라는 것이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의견과 경험이므로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업을 3년정도 해보면서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얘기해 줄 수 있습니다) 왜 네트워크가 중요하냐면 사업은 결코 하나의 아이템을 대박 친다고 해서 영위해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아이템은 아무리 대박을 친다고 해도 수명이 존재하며 그 수명이 길기도 하지만 매우 짧기도 하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이템 하나의 대박 아이디어를 가지고 성공시킨다 한들 성공하는 사업가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네트워크를 갖춰놓고 사업을 하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놓으면 아이템에만 의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사업을 이루는 아이템 조직 자금 3가지 요소의 근간에는 네트워크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사업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아이템에는 <타이밍>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타이밍이 올 때 용기있게 나가서 창업을 하는 것은 저는 훌륭한 선택이라고 보며 용감한 행동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경험과 준비가 안되어있는 상황에서 타이밍만 잡고 밖으로 나가서 자신의 한계를 부딪히는 케이스는 용감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무모한 행동으로 보여집니다


    3. OOO은 OOO에게 선배로서의 네트워크가 되고자 합니다

    나는 OO씨가 어떠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어떠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정도의 깊이와 넓이를 가지고 있는지 100%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나의 경우를 봤을 때 위의 나만의 이론(?)을 얘기해주고 싶었습니다. (표현만 좀 다르지 나만의 이론은 물론 아닐 것입니다 ㅎㅎ) 그리고 나의 이론을 최소한  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 그리고 나는 OO씨에게 하나의 <네트워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누차 얘기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나누고 과정을 함께하는 관계를 만난다는 것은 나에게도 소중한 인연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서로에게 큰 유익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OO씨가 가지고 있는 원함과 Needs 그리고 그로 인한 선택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돕고자 합니다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OO씨는 잘 해낼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신중히 들을 줄 아는 <겸손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00%는 아닙니다 그러나 나에게 이러한 메일을 보내주고 또 나의 메일을 기다려준다는 모습 속에서 나는 나만의 방정식에 의하여 OO씨의 성공 (물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닙니다 OO씨가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물론 OO씨가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것이 아직 채운 것보다 많고 보강해야 할 단점과 약점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까이 얼마 없었지만 나의 눈에도 보였고 이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OO씨에게 필요하면 알려주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OO씨에게 장점과 강점 또한 많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아이템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한계를 한번 던지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던져보십시오 <자신감>과 <겸손함>은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마치 빛이 파동임과 동시에 입자이기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옆에서 뒤에서 응원하고 돕겠습니다


    그러나 혹시 위의 글들을 읽으며 또한 고민을 하다가 좀더 타이밍을 잡아야 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거나 깊이나 넓이 높이 등의 3차원 리더십과 십자가 네트워크를 좀더 갖추고 싶은 마음이 생각이 든다면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서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리드하십시오 또한 이에 대하여 나는 선배로서 응원하고 돕겠습니다

    이것을 내가(OOO) 왜 하냐?? 나는 이것이 내가 사업을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응원하고 돕는 것, 그 과정에서 나도 많이 배우고 깨닫습니다 ^^


    To be continued …

        다음에는 OO씨가 원한다면 내(OOO) 얘기를 중심으로 또 메일을 보내거나 만남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나를 좀더 공개하고 OO씨가 알면 서로에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나도 OO씨에 대하여 더 알고 싶구요J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몸이 아파서 늦게 답 메일 준거 미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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