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편지 #4
오래된 편지 #4 - 마지막
마지막 메일이다. 대표님 메일에 이어 답을 보냈고, 그렇게 퇴사를 하고 시간이 흘러 지금이 되었다.
메일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혼자서 열심히 했던 고민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지 않던 것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 많이 해결되기도 한 것 같고 저 자신도 한번 더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 주위에 계신 인생의 선배님들에게 조언을 받는 것 또한 너무나도 감사하고 좋은 순간이었습니다.
대표님의 말씀이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주위의 다른 분들께도 부탁드려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러면서 들었던 말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핵심은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제 처음 고민에 대해서는 모두 같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다라는. 물론 대표님 말씀처럼 시작은 달랐을 수 있겠지만 결국 모두 일치된 인생을 살고 계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인생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셨던 분들이셨습니다.
제가 이런 고민을 시작한 시기가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면 지금 이 순간은 또 한번의 성장을 위한 시기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무엇을 고민해야하는지도 모른채 끝없이 생각과 고민만 했다면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서 무엇을 고민해야하는가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많이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시기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결정을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믿고 지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직 많은 것을 공유하지 못하고 말씀드리지 못했을 테지만 이번 메일은 짧게 줄이려 합니다.
대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보낸는 메일에는 제 나름대로의 생각과 결정, 새로운 고민 그리고 제 향후 방향에 대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나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저 또한 이런 깊은 대화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 더 생겼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드립니다.
해주신 말씀들 두고두고 다시 보고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하며 더욱더 번창하시고 원하시는 뜻을 이루시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이후 난 무엇을 했는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분명 저 순간에는 뭔가 느끼는게 있었을 텐데, 지금 생각해보니 열심히는 살아왔는데 그냥 무식하게 살아온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직도 모르겠다. 얼마 전 입사 지원서를 쓰면서 고민했던 "당신의 이룰 수 없는 꿈은 무엇인가?" 그러게 무엇일까.
얼마 전 다시 읽었던 장미와 찔레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정리하면 이렇다.
좋아하는 일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왠만큼 확고하지 않고서는, 그러나 잘하는 일을 하면 그 일은 좋아질 수 있다.
그리고 꿈이 있어야만 잘 사는 것은 아니다. 꿈을 한 번도 가져보지 않은 사람도 30%나 되고, 그렇다고 그들의 인생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 말을 여러 번 되새기고 위안을 삼고 그동안 살아왔는데, 뭘까. 아직은 아쉽다. 뭔가 있을 것 만 같은데, 아직은 뭔지 모르겠다. 아니면 열심히 사는 척 해왔거나.
몇 년만에 갖는 휴식기에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고 조금은 불안하지만 좋은 시간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 평생 해야하는 고민일 듯 하기도 하고.
이직을 하고 나면 대표님과 그 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한 번 씩 해봐야겠다. 물론 위에서 기약한 메일은 아직 보내기에는 충분치 않은 듯하니 많이 늦어진 김에 조금 더 미뤄야 겠다.